2015년의 나를 되돌아본다.
1. 등굣길 편
때는 바야흐로 2015년 9월… 개강일을 맞이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정문 앞 삼거리는 학생들의 발걸음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또각또각또각 뚜벅뚜벅 터벅터벅
많은 학생들 사이로… 부자연스럽게 수트빨을 세우고 등장하는 한 남학생이 있었으니… 경영학전공 10학번 장영재 학생이다.
복학한 후 지난 학기를 바쁘게 보내고, 다시금 심기일전, 새로운 마음으로 2015년 2학기를 맞이한 그는 지금 매우 설레는 기분이다.
아– 이번 학기에도 F 하나도 안맞아야지! 그리고 최소한 답안지는 제출하자! 이번 학기엔 밥도 흘리면서 먹지 말고! 코딱지 파다가 여후배한테 들키지도 말자!
그의 꿈은 원대하다.
그때, 횡단보도에 서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그의 옆에서 풋풋한 여후배의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오빠 안녕하세요…
그는 이제 자신도 어느덧 후배가 더 많은 학번이 되었음을 느끼며… 선배다운 자못 점잖은 목소리로 대답을 해본다.
그래 안녕? 좋은 아침이구나?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전방을 응시하며 초조하게 신호를 기다리는데..
근데 저기 오빠…
응? 왜 오빠를 부르니? 참고로 오빠는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단다. 아쉽지만 ^^
오빠 양말 짝짝이로 신으셨는데요..
하하… 그는 영영 멋진 선배 오빠가 될 수도, 졸업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2. 수업시간 편
경영학과라면 피해갈 수 없는 것, 팀플이다. 하늘이 도왔는지 미녀 여후배 2명과 함께 발표를 하게 된 그, 발표 시간 10분이 주어졌다. 이번이야말로 멋진 선배 오빠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발표는 청중과의 소통이다‘라고 확신하며 그는 그동안 갈고닦았던 비장의 무기 개그본능으로 청중들을 웃기기 시작했다.
“여러분 설날에 용돈을 하나도 못 받으면 뭘까요? 정답은~ 설거지!
입이 S모양인 것은? 이비에스! 하하 정말 재밌다~“
그는 흡족한 표정으로 교수님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정도면 분위기 반전이겠지?
아뿔싸, 표정이 썩어있다. 아재개그에 신물이 난 신임 교수였던 것이다.
그는 당황하지 않은 척 발표를 이어나가려 한다. 그러나 이미 교수의 평가표엔 C가 휘갈겨졌다.
하하.. 그는 절대 전공 A+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2016년 나를 상상해본다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