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스피치 과정을 수료하고 한성이 강사님이 진행하는 '공감대화' 수업에 참여했다.
나는 설득은 자신이 있다. 그런데 '공감'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수업.
수업은 총 8회다. 추가로 6회의 보충수업을 제공하여 총 14회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토요반 수업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수강료는 65만 원. 비싸다고 할 수도 있지만
수십 년간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세월을 생각한다면 투자할 만한 금액이다.
수업 교재는 자체 제공한다. 카드 형식의 스프링 제본이라 휴대하며 보기 좋다.
공감대화 수업은 다양한 대화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는 대화법을 알려준다.
첫 만남에 필요한 대화법, 경청, 감정 표현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내게 가장 와닿은 4장. 감정 표현이다.
나는 감정 표현이 서툴다. 어릴 때부터 "장남은 울면 안 되지", "장남이 강해져야지" 이런 말을 듣고 자랐다.
그러니 분노와 슬픔 심지어 기쁨도 참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쌓인 감정이 작년에 결국 터졌다.
수업을 통해 감정을 조금씩 드러내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마치 막혔던 세면대 배수구가 뚫린 기분이었다.
4장 수업은 특히 재미도 있었다.
여러 가지 감정을 동작, 표정으로 표현하면 다른 수강생이 맞추는 게임을 했다.
나는 주로 기분이 "좋다", "나쁘다"로만 감정을 표현하곤 했다.
수업을 통해 수많은 감정 어휘가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같은 좋은 감정이어도 "흥분된다, 통쾌하다, 행복하다, 홀가분하다" 등 다양한 표현이 있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과 감정 때문에 갈등이 많다.
그러니 나의 감정도 잘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 표현도 잘 이해해 줘야 한다.
나에게 4장 수업은 정말 유용했다.
다음으로 와닿은 건 7장. 갈등 상황이다.
가족 간에도 갈등이 있다. 직장 내에서는 더 많이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갈등 상황이 있다.
7장에서는 이럴 때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을 알려준다.
감정을 다스리고, 반대 의견에도 대처하는 법을 알려준다.
거절 잘 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나는 거절을 정말 못한다.
그래서 직장에서 일도 더 많이 떠맡는 일이 많다.
일을 많이 해서 칭찬이라도 받으면 좋은데,
업무 진척이나 실수가 생겨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거절을 좀 잘 해야한다.
이론을 공부하고 나서는 실습이 이어진다.
두 명씩 짝을 지어 연습한다. 처음에는 무척 어색했다.
마치 연기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대화가 자연스러워졌다.
심지어 즐기게 되었다.
부부가 되어 보기도 하고, 직장 선후배가 되어 보기도 한다.
실습하는 장면은 영상으로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주고 강사님이 피드백을 해준다.
실습을 통해 대화도 기술이 있고, 연습하면 좋아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알려줬으면 좋으련만.
부모님으로부터도 배운 적이 없다.
그들도 배운 적이 없으니까 가르칠 수가 있었겠는가.
다행히 우리 부부는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대화법도 알려줬다.
공감대화 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전하면서 더 잘 알려줄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정들었던 한성이 강사님 수업도 이제 못 듣는다.
그는 8주 동안 열정 넘치고 재미있는 강의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
온화한 미소를 지녔고, 목소리가 정말 아름다운 선생님이다.
사람 자체가 선하다. 자신은 속상해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고 한다.
더블유스피치학원 강사님마다 강의 스타일이 다르고, 강점도 다르다.
나는 여러 수업을 수강하며 대부분의 강사님을 만나봤다.
모든 강사님들이 다 뛰어나지만 특히 '공감 스피치'를 원한다면
단연 한성이 강사님이다.
수많은 수강생이 8주마다 거쳐가기 때문에 강사님은 수강생들에게
별 애정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강생들에게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부디 그가 인간관계와 대화의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분들에게
계속 빛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내가 강연하는 사람이 된다면 고급반 수업을 듣기 위해
다시 더블유스피치학원을 찾을 것이다.
그때도 부디 한성이 선생님이 계셔주기를 희망해 본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미래의 나에게 쓰는 영상편지'를 썼다.
나는 5년 후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썼다.
5년 뒤 영상편지를 다시 보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수업은 마무리되었다.
수업을 같이 한 수강생 모두 정말 좋은 분들이었다.
즐겁고 행복한 수업이었다.
이 인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대 때 다닌 영어학원에서 잠시 만난 사람들도
20년이 지난 지금도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공감대화 동기들도 그럴지도 모른다.
부디 다들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