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은 W스피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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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 W 스피치
  •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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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왜 '목소리'를 바꾸고 싶어 했을까?

 

“이게 내 목소리라고?”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저었다. 무게감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라고 믿었던 나는 녹음기 속 촐싹대는 톤에 놀랐다.
​기자가 되고 처음 인터뷰를 했을 때, 기사를 쓰려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는데, 현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고
​‘굳게 믿었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까마귀처럼 웃어대는 어떤 남자의 목소리만 귀를 때렸다.
‘인터뷰를 하지 말아야겠어.’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였을까.
​인터뷰 기사를 작성할 때마다 이어폰에서 나오는 내 목소리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적응이 안 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다니다 보면 목소리 고민을 늘어놓는 네티즌들이 많이 보인다.
​“목소리가 쉬었다” “화가 난 것 같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너무 굵다.”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민이 다양하다.

 

끝이 아니다. 아이 같은 목소리라던 한 여성은 학교 다닐 때 “귀엽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좋았지만,
​취업 전선에 뛰어드니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탄했다.
​다행히 한 기업체에 들어갔지만, 그는 동료들이 어리게 본다는 2차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한 남성은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스키한 목소리, 톤이 높은 목소리 때문에 고민에 빠진 이들도 보인다.
​목소리는 호흡, 발성 그리고 발음 등 세 가지 요소가 합쳐져 결정된다.

 

여러분들도 말할 때 듣는 목소리와 이어폰으로 들을 때의 목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
​사실 이어폰으로 듣는 목소리가 자신의 진짜 목소리다. 그래서 ‘사람은 목소리를 두 개 가진다’는 표현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말할 때 듣는 목소리는 몸 안의 울림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어폰으로 나오는 목소리에는 울림이 없다. 톤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조금 낮고 무게감 있다고 생각했던 목소리가 이어폰으로 들으니 촐싹대고 높은 톤이었던 이유는 두개골의 울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세계일보가 서울 중구에 있는 목소리 교정 전문 학원 W스피치커뮤니케이션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올해 스물네 살인 김준씨는 경찰관. 스물두 살인 우수정씨는 방송기자가 꿈인 학생이다.
​이들은 왜 목소리 교정에 관심을 갖고 몸소 참여하기까지 했을까?

 

김씨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목소리가 다소 뭉개지는 편인 그는 흥분했을 때 말이 빨라지다 보니
다른 사람들로부터 “뭐라고?”하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어눌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박또박 그리고 천천히 말하려 노력했다. 다행히 교정수업 결과가 좋다고 했다. 김씨는 “전보다 말하는 게 정확해졌다”고 밝혔다.
​경찰인지라 대민업무가 많은 그에게 ‘목소리’는 시민과의 신뢰를 쌓는 방법이다.
​김씨는 “앞으로 사람들을 대할 때 정확한 목소리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씨는 목소리 교정으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벗었다고 했다.
​초등학생 시절, 다른 아이들 앞에서 일어나 책 읽는 게 무척 떨렸다고 말했다.
​그는 “목소리를 바꾸면서 옛날의 정신적 충격을 넘어섰다”고 기뻐했다.

두 사람은 목소리로 고민에 빠진 사람들에게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보냈다.
​특히 우씨는 “목소리는 바뀔 수 있다”며 “전문 교정을 받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W스피치커뮤니케이션의 우지은 대표는 “목소리가 인상을 결정한다”며 “사람은 목소리가 풍기는 이미지를 더 믿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면접, 소개팅 등 첫 만남에서 상대방의 목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대략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 대표는 “목소리가 사람 판단 기준이라는 걸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안다”며 “목소리는 내면을 담는 그릇이자 사람의 이미지를 바꿀 장치”라고 했다.
​그는 “타고 난 목소리가 설마 바뀌겠냐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는 한 번쯤 목소리 변화를 고민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상도 출신 한의사인 여성 A씨는 고민이 많았다. 사투리와 특유의 남성성이 결합한 목소리를 고칠 수 없어서다.
​소개팅 자리에 나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목소리 때문에 인연을 이어 가지 못했다.
“선생님, 저 결혼 하고 싶어요.” A씨는 목소리 교정 강사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결혼시켜 드리겠다던 강사의 약속은 결국 지켜졌다.
​교정 수업 덕분에 부드러운 목소리와 여성성 억양을 갖게 된 A씨는 올해 2월 11일에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된다.
​익명을 조건으로 입수한 실제 사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